부친의 유언장에서 발견한 나눔의 씨앗

故김완기 동문(국문 48학번), 2천만원을 모교 장학금으로 기부

동국대학교 대외협력본부 l 2015. 02. 05.





2015년 1월, 동국대학교 불교대학에 한 불자로부터 “아버님의 유언에 따라 기부를 하고자하는데 어떻게 하면 되냐”는 전화가 걸려왔다.



유언을 남긴 이는 동국대학교 국문학과 48학번 동문이자 독실한 불자인 故 김완기 동문(향년 87세, 법명 보적). 김 동문은 5년 전 작성한 유언장에 “모교인 동국대학교에서 수학하는 학인스님들을 위해 장학금 2천만원을 전달할 것을 부처님 앞에 서원하오니 반드시 이를 실행하도록 하라”고 남겼다. 5년 만에 이 사실을 알게 된 가족들은 고인의 유지를 그대로 받들어 지난 1월 31일, 동국대 정각원 기도법회에서 정각원장 법타스님과 정승석 불교대학장에게 2천만원을 전달했다. 전달식에는 김 동문의 배우자 손병모 여사(법명 안락행)와 장녀인 김남희씨(법명 법륜화)가 참석했다.

앞서 유가족은 한 목소리로 기부 사실을 비밀로 해줄 것을 당부했다. 손병모 여사는 “사람들 앞에 알리기 위해 기부한 것이 아니다”며 학교 측에서 마련한 총장 초청 기부금전달식 참석을 극구 사양했고, 장녀인 김남희씨는 “부친께서 살아계셨어도 남들 몰래 기부하셨을 것”이라고 전했다. “기부는 널리 알려야 확산 된다”는 학교 측의 간곡한 설득 후에야 가족들은 비로소 입을 열었다.



故김완기 동문은 유년시절 독실한 불자 부모님 밑에서 성장했다. 소설 <날개>로 유명한 이상(본명 김해경)을 비롯하여 여러 문인을 배출한 집안 분위기 속에서 김 동문 또한 문학에 뜻을 두고 동국대학교에 입학했다. “부친께서는 문학 분야의 명성 때문에 동국대에 자원 입학하셨다. 입학 당시 양주동 박사를 비롯하여 기라성 같은 문인들과 함께 수학한 것에 큰 자부심을 가지고 계셨다”고 장녀 김남희씨는 밝혔다.

대학 2학년 때 발발한 6.25전쟁으로 인해 국군 학도병으로 참전한 김 동문은 5년 간 여러 차례 치열한 전투를 겪었다. 김 동문은 “부처님의 가호 덕분에 부상 한번 당하지 않고 살아 돌아왔다”고 평생 강조했다고 한다. 이후 동문은 서울 강남 법수선원에서 성수(性壽) 큰스님께 보살계를 받고 불심 깊은 신행생활을 이어 왔다. 늘 새벽 5시에 기상하는 절도 있는 생활로 슬하의 2남 1녀 자녀들에게 모범이 되었던 김 동문이었기에 유언장의 기부 사실이 밝혀졌을 때 장녀 김남희씨는 부친께 다시 한 번 깊은 존경심이 들었다고 밝혔다.



“부친께서 당신의 모교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에, 기부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형제간의 아무런 마찰도 없었다.”며, “기부 금액이 생각하기에 따라 큰 금액은 아닐 수 있지만, 부친의 소중한 뜻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여 우리 이웃과 사회를 위한 무주상보시(無住相布施)가 널리 퍼졌으면 한다. 더불어 동국대학교가 지금처럼 한국 불교 발전에 기여하고 세계적으로 한국 불교를 알리는데 큰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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